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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놀기/Low level

[정동진 3박4일] 평점 높던 '빨차카페'의 진짜 맛은?

by 연승류 2020. 6. 30.

오전 9시 47분.

 

숙소를 나서자마자 허기가졌다. 전날 저녁, 바비큐파티에 참석하지 않고 서울에서 챙겨온 거봉 몇 알로 때웠더니 이런 불상사가 생겼다. 그렇다고 게스트하우스가 조식을 제공해주는 것도 아니어서, 주린 배를 움켜쥐고 밖으로 나왔다.

 

검색해보니 뚜벅이인 내가 숙소에서부터 걸어갈 만한 유일한 식당 빨차카페뿐이었다. 맛집이라서가 아니라, 식당으로서도 유일한 선택지였던 셈. 게다가 네티즌들이 맛집이라고 '강추'를 해놓았기에 발길을 재촉했다. 고작 10분 정도 걸었을까, 드라마 '시그널'의 촬영지라고 선전하고 있는 빨차카페의 빨간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자 밖에서 보던 것보다 꽤 넓었다. 외부에는 3개 정도 테이블이 있었는데, 여름이라 오전인데도 벌써 햇빛으로 눈이 따가워 실내지만 문 바로 안쪽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대다수의 여행자분들은 바깥에 앉으시는 듯했다. 아무래도 바다가 한눈에 보여서.

 

금진해변에서 걸어서 갈 수 있는 유일한 식당인 만큼, 음료의 가격대가 저렴한 건 아니다. 아메리카노 아이스 4000원(Hot 3000원), 아이스 카페라떼 4500원(Hot 4000원), 바닐라 라떼 5000원(Hot 4500원) 정도. 왜 다른 음료는 아이스와 뜨거운 음료의 차이가 500원뿐인데, 유독 아이스아메리카노만 1000원이 비싼 건지... 여행자들을 위한 비용이 있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토스트 가격은 3000원으로 저렴했다. 수제버거도 8000원밖에 하지 않았다. 서울 물가와 비교하면 너무나 저렴한 편. 페스코베지테리언인 나는 고기가 들어간 버거가 아닌, 토스트와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10분쯤 지난 후 메뉴가 나왔다. 아메리카노는 살짝 탄 맛이 돌았지만, 신맛은 전혀 느껴지지 않아 구수했다. 이유는 모르겠으나 강원도는 커피가 꽤나 맛있는 편인데, 평타는 쳤다고 생각한다.

 

기대했던 토스트도 나쁘지 않았다. 야채, 옥수수와 버무려진 계란 후라이가 빵 사이에 들어 있었고, 그 위로 머스터드와 할라피뇨, 케첩이 버무려져 있었다. 든든했다. 다만 각종 소스들의 향이 너무 진해 좀 빼고 먹고 싶었다. 담백하기보단 MSG쳐진 맛. 케첩과 머스터드를 줄여달라고 사전에 부탁한다면 더 맛을 음미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솔직히 맛집이라고 강추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간단히 배 채우기는 좋다. 무엇보다 뚜벅이에겐 금진해변에서 먹을 수 있는 먹거리가 많지 않기 때문에 한 번은 들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이런 데 식당 열면 딱일 텐데.

 


빨차카페

 

강원 강릉시 옥계면 헌화로 217

033-534-1421

매일 09:00 - 1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