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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놀기/With family

[지리산3박4일] 구례맛집(이라던) '세자매가든'...나는 글쎄

by 연승류 2020. 8. 19.

기분이 언짢아진 나와 언니는 맛있는 점심이라도 먹으러 가자며 발길을 재촉했고 곧장 구례로 향했다. 네이버 검색창에 '구례 맛집'을 검색했고 몇 페이지를 넘기자 나타나는 세자매가든을 추천하는 블로그 글들이 쏟아졌다. 대표 메뉴는 치자영양돌솥밥과 산채비빔밥 정식으로 1만2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각종 반찬에 생선, 더덕, 계란찜, 된장찌개 등을 먹을 수 있다고 해 기대를 안고 가게를 찾았다.

 

 

가게 내부는 벌써부터 손님으로 북적이고 있었다. 연령층은 주로 40~50대로 보였다. 진짜 맛집인 걸까? 설레는 마음을 안고 치자영양돌솥밥을 주문했다.

 

 

15분 뒤 식탁 양 옆으로 12개의 색색깔 반찬이 차려졌다. 김치, 콩나물, 노란빛 우엉, 흑임자 소스를 입은 묵, 도토리묵 등이었다. 그 가운데로 생선과 계란찜 등의 '메인 메뉴'들이 등장했다. 마지막에 등장한 돌솥밥. 뚜껑을 열어보니 치자의 색을 입어 누르스름한 빛깔의 밥알이 잔뜩 달궈져 연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밥을 떠내고 누룽지를 후식으로 먹기 위해 물을 부어두었다. 

 

 

 모양새는 그럴싸했는데 가장 중요한 맛은 그저 그랬다. 네이버가 추천하는 맛집 특성이란 게 대부분 이렇다. 차림새는 훌륭한데 정작 맛을 보면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블로그라는 SNS 특성상 겉보기를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일까. 그래서 수많은 블로거들이 '멋집'을 '맛집'으로 추천하는 오류를 저지르고 있는 것은 아닐까. 각지의 백종원 리스트라도 만들어야 할 판이다. 그래서 요즘 인기 키워드가 '현지인 추천이 추천하는'이 아닌가. 

 

부모님의 입맛에도 썩 훌륭한 맛은 아니었나보다. 엄마 아빠는 음식에 리액션이 후한 편이다. 맛집 음식이라면 한 입 먹고 "캬~"라거나 고개를 끄덕이며 "맛있네"하기 마련인데 이날 엄마 아빠에게서 어떤 반응도 나오지 않았던 걸 보면 말이다. 나 역시 치자밥에 코를 묻고 밥 먹기에만 열중하기 시작했다. 


세자매가든

 

전남 구례군 광의면 매천로 346

061-781-8989

치자영양돌솥밥 1만2000원

산채비빔밥 1만2000원

꽃밥상 1만7000원